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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함마저도 잊게 해주는 선율

지난 금요일 밤에 가게 문을 닫고는 토론토 시내까지 쇼핑을 나갔다가, 식사를 하고 눈길에 엉금엉금 집으로 돌아오니 새벽 2시. 눈은 저절로 감기면서 따가움마져 느끼는데, 전등불처럼 집에만 들어오면 습관적으로 켜는 TV에서 한국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밤 깊은 새벽 2시30분쯤.. 빨리 자자고 투덜대다가 먼저 자리에 누운 아내와 아이들. 몸은 피곤하고 눈은 모래가 들어간 듯 따가울 정도로 잠이 필요한 때.......


피곤하구만... 눈 따거 죽겠네.. 빨리 씼고 자야겠다....

중얼거리며 소파에서 일어서는데, 화면에는 정명훈씨의 서울 시향단원이 연주하는 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워낙 잔잔한 곡입니다. 볼륨을 조금 올려주세요.)

이 곡이 흘러나오는 순간, 나는 다시 소파에 깊숙히 나도 모르게 주저 앉아버렸다.


아무런 생각도, 피곤함도 없이 그냥 화면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머리 속으로는 저 선율만을 흘러가게 하면서... 그냥 앉아있었다.


불과 2분 남짓한 시간동안 나는 거기에 없었다.




p.s. 그때 TV에 나오던 프로는 "김동률의 포유". 한국에선 언제 방영되었었는지 모르겠지만, 정명훈씨와 서울시향 단원이 실내관현악단의 멤버로 나와 2곡을 연주하고 들어갔다.

p.s.2 저 곡은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 Ennio Morricone 의 명곡 중 하나,
영화 미션의 주제곡인 Gabriel's Oboe 로 불과 1분 미만의 연주곡인데, 제목 그대로 오보에의 선율이 애잔하면서도 비장한듯, 그러면서도 가늘고 길게 늘어지는 연주가 가슴을 짠하게 만든다.
저 프로에서는 편곡을 해서 다소 길게 늘였지만, 내 가슴 찡한 감동을 가로막을 어떠한 흠도 보이진 않았다.

p.s.3 그러고 이제야 생각이 나는데, 영화 미션을 한번 더 보고 싶다.

p.s.4. 이 포스팅이 올라가는 지금 한국은 아침 8시 경.. 하루의 시작을 잔잔한, 그러나 분위기 쳐지지 않는 음악으로 시작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by 한때는 | 2006/02/28 07:54 | 이런저런 얘기들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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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바람 at 2006/02/28 08:35
회의 시간에 몰래 포스팅 보고 있어서 음악을 들을 수는 없는데,,,,,,
그렇게 갑자기 몸을 멈추게 될만큼 좋아하는 음악이 나아 준다면 행복 하지요.
Commented by 귀차니스트 at 2006/02/28 15:31
공부할면서 스트레스 쌓였을때, 삶의 스트레스 쌓였을때 불을 끄고, 눈을 감고 의자에 깊숙히 몸을 집어넣고 들었던 음악...
역시 명곡(또는 명작)은 시대, 국경, 인종을 초월함이 분명하네요.
올리신곡은 첫부분 짧게 편곡된(?)곡인것 같네요.
뒷부분은 더 웅장해지는데...(얼렁 완전곡 구해다 올려주세요!!)
Commented by ryan at 2006/02/28 16:11
그런 것 같습니다. 일부러 플레이하는 곡도 좋지만 저렇게 상황에 따라 예기치않게 흘러나오는 음악의 감동이 더 진한 것 같은..
Commented by 한때는 at 2006/03/01 00:06
바람님 / 회의시간에 딴거하시나요? 수업시간에 도시락 까먹는게 생각납니다.. ^^
그렇게 멋진음악에 멋진 순간은 드물죠..

귀차니스트님 / 명곡이죠?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세계는 참 독특하면서도 아름답습니다.
OST는 오보에 연주가 시작되기 전만 하더라도 1분이더군요.. 용량이 5메가를 넘는지라 원곡은 좀 힘들겠습니다. 양해를.. ^^;;

ryan님 / 작정하고 감상하는 것과는 감동이 틀리지요.. 오랜만에 포근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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